영장 발부의 사유와 무관한 별개의 증거를 압수한 경우,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결[대법원 2020. 2. 13, 선고판결]

영장 발부의 사유와 무관한 별개의 증거를 압수한 경우,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결[대법원 2020…

상담소 0 512 2023.04.19 12:45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13세미만미성년자강간)·미성년자의제강간·간음유인(일부인정된죄명:간음유인미수)·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부착명령

[대법원 2020. 2. 13., 선고, 2019도14341, 2019전도130, 판결]

【판시사항】

[1] 영장 발부의 사유로 된 범죄 혐의사실과 무관한 별개의 증거를 압수한 경우,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및 압수·수색의 목적이 된 범죄나 이와 관련된 범죄의 경우, 그 압수·수색의 결과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 ‘압수·수색영장의 범죄 혐의사실과 관계있는 범죄’라는 것의 의미 및 이때 혐의사실과의 ‘객관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범위와 판단 기준
[2] 피고인이 2018. 5. 6.경 피해자 甲(女, 10세)에 대하여 저지른 간음유인미수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범행과 관련하여 수사기관이 피고인 소유의 휴대전화를 압수하였는데, 위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정보분석 결과 피고인이 2017. 12.경부터 2018. 4.경까지 사이에 저지른 피해자 乙(女, 12세), 丙(女, 10세), 丁(女, 9세)에 대한 간음유인 및 간음유인미수, 미성년자의제강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미만미성년자강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등 범행에 관한 추가 자료들이 획득되어 그 증거능력이 문제 된 사안에서, 추가 자료들로 인하여 밝혀진 피고인의 乙, 丙, 丁에 대한 범행은 압수·수색영장의 범죄사실과 단순히 동종 또는 유사 범행인 것을 넘어서서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로서 객관적·인적 관련성을 모두 갖추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1항은 “검사는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하여 발부받은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영장 발부의 사유로 된 범죄 혐의사실과 무관한 별개의 증거를 압수하였을 경우 이는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압수·수색의 목적이 된 범죄나 이와 관련된 범죄의 경우에는 그 압수·수색의 결과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압수·수색영장의 범죄 혐의사실과 관계있는 범죄라는 것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한 혐의사실과 객관적 관련성이 있고 압수·수색영장 대상자와 피의자 사이에 인적 관련성이 있는 범죄를 의미한다. 그중 혐의사실과의 객관적 관련성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 자체 또는 그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행과 직접 관련되어 있는 경우는 물론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수단과 방법, 범행 시간과 장소 등을 증명하기 위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 등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경우에도 인정될 수 있다. 이러한 객관적 관련성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의 내용과 수사의 대상, 수사 경위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인정된다고 보아야 하고, 혐의사실과 단순히 동종 또는 유사 범행이라는 사유만으로 객관적 관련성이 있다고 할 것은 아니다.
[2] 피고인이 2018. 5. 6.경 피해자 甲(女, 10세)에 대하여 저지른 간음유인미수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고 한다)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범행과 관련하여 수사기관이 피고인 소유의 휴대전화를 압수하였는데, 위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정보분석 결과 피고인이 2017. 12.경부터 2018. 4.경까지 사이에 저지른 피해자 乙(女, 12세), 丙(女, 10세), 丁(女, 9세)에 대한 간음유인 및 간음유인미수, 미성년자의제강간, 성폭력처벌법 위반(13세미만미성년자강간), 성폭력처벌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등 범행에 관한 추가 자료들이 획득되어 그 증거능력이 문제 된 사안에서, 위 휴대전화는 피고인이 긴급체포되는 현장에서 적법하게 압수되었고, 형사소송법 제217조 제2항에 의해 발부된 법원의 사후 압수·수색·검증영장(이하 ‘압수·수색영장’이라고 한다)에 기하여 압수 상태가 계속 유지되었으며, 압수·수색영장에는 범죄사실란에 甲에 대한 간음유인미수 및 통신매체이용음란의 점만이 명시되었으나, 법원은 계속 압수·수색·검증이 필요한 사유로서 영장 범죄사실에 관한 혐의의 상당성 외에도 추가 여죄수사의 필요성을 포함시킨 점,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은 미성년자인 甲에 대하여 간음행위를 하기 위한 중간 과정 내지 그 수단으로 평가되는 행위에 관한 것이고 나아가 피고인은 형법 제305조의2 등에 따라 상습범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지 아니한 상태였으므로, 추가 자료들로 밝혀지게 된 乙, 丙, 丁에 대한 범행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과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행에 직접 관련되어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있으며, 실제로 2017. 12.경부터 2018. 4.경까지 사이에 저질러진 추가 범행들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의 일시인 2018. 5. 7.과 시간적으로 근접할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자신의 성적 욕망을 해소하기 위하여 미성년자인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저지른 일련의 성범죄로서 범행 동기, 범행 대상, 범행의 수단과 방법이 공통되는 점, 추가 자료들은 압수·수색영장의 범죄사실 중 간음유인죄의 ‘간음할 목적’이나 성폭력처벌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을 뒷받침하는 간접증거로 사용될 수 있었고, 피고인이 영장 범죄사실과 같은 범행을 저지른 수법 및 준비과정, 계획 등에 관한 정황증거에 해당할 뿐 아니라, 영장 범죄사실 자체에 대한 피고인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수 있는 자료로도 사용될 수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추가 자료들로 인하여 밝혀진 피고인의 乙, 丙, 丁에 대한 범행은 압수·수색영장의 범죄사실과 단순히 동종 또는 유사 범행인 것을 넘어서서 이와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로서 객관적·인적 관련성을 모두 갖추었다는 이유로, 같은 취지에서 추가 자료들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압수·수색영장의 범죄사실뿐 아니라 추가 범행들에 관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본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1항제307조제308조의2
[2] 형법 제288조 제1항제294조제297조제305조제305조의2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1항제13조형사소송법 제215조 제1항제217조 제2항제307조제308조의2

【참조판례】

[1]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6도13489 판결(공2017상, 496), 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7도13458 판결(공2018상, 141)


【전문】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상 고 인】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금성 담당변호사 오동운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9. 9. 27. 선고 2019노320, 2019전노22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사건에 관하여 
가.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판시 유죄 부분의 범죄사실을 인정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강간죄에서의 폭행, 간음유인죄에서의 실행의 착수시기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그리고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공판절차에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침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나.  다음으로 위법수집증거 배제의 상고이유 주장에 관하여 본다.
1)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1항은 “검사는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하여 발부받은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영장 발부의 사유로 된 범죄 혐의사실과 무관한 별개의 증거를 압수하였을 경우 이는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압수·수색의 목적이 된 범죄나 이와 관련된 범죄의 경우에는 그 압수·수색의 결과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압수·수색영장의 범죄 혐의사실과 관계있는 범죄라는 것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한 혐의사실과 객관적 관련성이 있고 압수·수색영장 대상자와 피의자 사이에 인적 관련성이 있는 범죄를 의미한다. 그중 혐의사실과의 객관적 관련성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 자체 또는 그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행과 직접 관련되어 있는 경우는 물론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수단과 방법, 범행 시간과 장소 등을 증명하기 위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 등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경우에도 인정될 수 있다. 이러한 객관적 관련성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의 내용과 수사의 대상, 수사 경위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인정된다고 보아야 하고, 혐의사실과 단순히 동종 또는 유사 범행이라는 사유만으로 객관적 관련성이 있다고 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6도13489 판결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7도13458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이하 ‘피고인’이라고 한다)의 휴대전화는 피고인이 긴급체포되는 현장에서 적법하게 압수되었고, 형사소송법 제217조 제2항에 의해 발부된 법원의 사후 압수·수색·검증영장(이하 ‘이 사건 압수·수색영장’이라고 한다)에 기하여 이러한 압수 상태는 계속 유지될 수 있었다. 또한 수사기관이 위 휴대전화에서 이 사건 추가 자료들을 확보할 당시 피고인에게 참여권이 보장되었으나 피고인은 스스로 그 절차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나) 이 사건 압수·수색영장에는 범죄사실란에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간음유인미수 및 통신매체이용음란의 점만이 명시되었으나, 법원은 위 영장에서 계속 압수·수색·검증이 필요한 사유로서 영장 범죄사실에 관한 혐의의 상당성 외에도 추가 여죄수사의 필요성을 포함시켰다.
다) 이 사건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은 미성년자인 공소외 1에 대하여 간음행위를 하기 위한 중간 과정 내지 그 수단으로 평가되는 행위에 관한 것이고 나아가 피고인은 형법 제305조의2 등에 따라 상습범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지 아니한 상태였으므로, 이 사건 추가 자료들로 밝혀지게 된 공소외 2, 공소외 3(가명), 공소외 4에 대한 범행은 이 사건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과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행에 직접 관련되어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2017. 12.경부터 2018. 4.경까지 사이에 저질러진 위 추가 범행들은, 이 사건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의 일시인 2018. 5. 7.과 시간적으로 근접한 것일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자신의 성적 욕망을 해소하기 위하여 미성년자인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저지른 일련의 성범죄로서 범행 동기, 범행 대상, 범행의 수단과 방법이 공통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라) 이 사건 추가 자료들은 이 사건 압수·수색영장의 범죄사실 중 간음유인죄의 ‘간음할 목적’이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을 뒷받침하는 간접증거로도 사용될 수 있었다. 나아가 이 사건 추가 자료들은 피고인이 위 영장 범죄사실과 같은 범행을 저지른 수법 및 준비과정, 계획 등에 관한 정황증거에 해당할 뿐 아니라, 영장 범죄사실 자체에 대하여 피고인이 하는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수 있는 자료로도 사용될 수 있었다.
3) 앞서 본 법리와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추가 자료들로 인하여 밝혀진 피고인의 공소외 2, 공소외 3(가명), 공소외 4에 대한 범행은 이 사건 압수·수색영장의 범죄사실과 단순히 동종 또는 유사 범행인 것을 넘어서서, 이와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로서 객관적·인적 관련성을 모두 갖추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추가 자료들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압수·수색영장의 범죄사실뿐 아니라 위 추가 범행들에 관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위법수집증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부착명령 청구사건에 관하여
피고인이 피고사건에 관하여 상고를 제기한 이상 부착명령 청구사건에 관하여도 상고를 제기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이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조희대 민유숙 이동원(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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