ΰ ູ - õ¼»

자동
회원가입 | 아이디 · 비밀번호 찾기

 
작성일 : 16-04-04 14:09
금복주의 마초이즘
 글쓴이 : 상담소
조회 : 827  
■ 금복주의 마초이즘

 
 "육아휴직이고 나발이고 결혼해서 애 낳는 순간에 화장실에서 눈물 짜고 유축기 들고 다니면서 (모유를) 짜고 있다."

1980년대에나 들을까말까한 막말이다. 대구 경북의 중견 주류기업 금복주의 기획팀장이 결혼 후 회사를 그만두지 않겠다는 여직원에게 최근 한 말이다. 2011년 이 회사에 입사한 이 여성은 결혼 소식을 알리자마자 회사로부터 퇴사 압박을 받았다. 이 직원이 버티자 회사는 엉뚱한 부서로 전보 발령을 내버렸다.

남녀차별 금지, 일·가정 양립 등이 사회적 모토가 되고 있는 2016년, 여성 대통령 시대에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일이라니 믿기 힘들다. 30년 전인 1987년 제정된 남녀고용평등법은 혼인으로 인해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미 사라졌다고 여겨졌던 `결혼퇴직제`라는 유령이 되살아나 일하고자 하는 여성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꼴이다.

1957년 설립된 금복주는 지난 58년 역사 동안 사무직 여직원이 결혼 후 근무한 전례가 없다고 한다. 유부녀가 되는 순간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는 시대착오적인 룰을 적용해왔다는 얘기다. 참소주로 대구·경북 지역 소주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금복주는 한예슬 이다혜 강소라 등 여성 연예인을 기용해 시장을 확장해왔다. 또한 순한 맛을 강조하며 여성을 대상으로 자사 상품을 마케팅해 돈을 벌었다. 그러면서도 유부녀는 회사에서 일할 자격도 없는 사람으로 여기다니 놀랍기 그지없다.

결혼퇴직제가 버젓이 유지되는 회사가 어디 금복주뿐이겠는가. 드러나진 않았지만 여성을 차별하는 제2, 제3의 금복주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행태가 다르긴 하지만 운전기사를 상습 폭행한 몽고식품, 대림산업 오너 등 달라진 사회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하고 "내 말이 곧 법"이라며 과거의 관행에 젖어 기업을 운영하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여성단체들이 불매운동에 나서고, 소비자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김동구 금복주 회장은 남녀고용평등법을 지키고 사회공헌에 나서겠다는 사과문을 내놓았다. 여성의 사회활동을 가로막는 악덕 기업이 즐비하니 청년들이 결혼, 출산을 기피하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사업장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언제까지 여성들은 `결혼과 출산이 죄인가요`라고 한탄하며 이 무지몽매한 기업들과 싸워야 하는가.


[심윤희 논설위원] / 매일경제 (2016.4.1)